국제형사재판소 간담회

Friends of MOFA 7기 유다은, 조윤주

“세계의 정의를 위해 활동하고 싶다..”

여러분들도 한번쯤은 꿈 꿔보셨을 것입니다. 테러리스트들을 비롯하여 국제 범죄를 범한 이들을 처벌하기 위한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대하여 알고 계시나요?

12월 4일 외교부에서 주최하고, 고려대학교에서 후원한 ‘국제형사재판소 간담회’가 고려대학교 법학관에서 열렸습니다.이번 간담회에서는 외교부 조약과에서 일하는 송미영 외무사무관과 ICC에서 근무하셨던 김상걸 연사의 강연을 통해 국제형사재판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언론을 통해 테러리스트 처벌을 위한 국제형사재판소의 노력에 관련된 기사들을 접해보셨을 것입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국제법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로마규정에 따라 설립되었습니다. 큰 구성은 소장단(Presidency)과 18명의 재판관(Judical Divisions),소추구(The office of prosecutor), The Registry로 구성되어 있으며 참여 국가는 34개에 달하는데 이 중에는 아프리카의 국가가 제일 많습니다.

ICC에도 많은 한국인들이 진출했는데, 진출해 있는 한국인으로는 작년에 선출된 정창호 재판관과 송상현 ICC전 소장이 국제 기구의 수장으로서 활동했습니다. 하지만 이렇듯 비교적 많은 고위직 진출직에 비해, 전체 직원 1000명중 한국인 직원은 정식 근로자는 1명에 지나지 않다고 합니다. 이렇듯 ICC에 대한 한국의 재정적 기여는 123개국 중 10위에 달하고, 고위직 진출도 많지만, 사무처와 재판부는 진출이 미진한데, 이러한 이유는 형사재판소이기 때문에 법률을 전공한 사람만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번 간담회가 개최된 이유도 대국민 홍보를 동해 국제형사재판소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송미영 외무사무관은 본격적인 간담회에 시작하기 앞서 한국에서 간담회를 연다고 하니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직접 ppt를 만들어주는 등 젊고 유능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ICC는 국제기구기 때문에 UN시스템을 적용받으며 본부는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해있고, Working Language는 영어와 불어입니다. 구성으로는 운영 역할을 담당하는 ‘Registry’가 있으며 일반 기업과 같은 HR, FN등의 많은 부서가 있고, 형사재판소이니만큼 Defense부와 Victim부, 소추관, 부소추관 등의 부서도 있는데 지원자의 전공을 살린다면 각자에게 적합한 업무가 주어질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실 ICC의 인턴기간은 평균 3개월에서 6개월인데 채용요건은 학부졸업기준 경력 4년, 석사졸업기준 경력2년으로 경력을 중요시합니다.

ICC의 구성에 대한 간략한 송미영 외무사무관의 설명 후 김상걸 전 국제형사재판소 P2의 강연이 이어졌습니다.

국제사회가 국제형법재판소의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초 콜롬버스부터 시작되었고, 1930년부터 1940년대까지는 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냉전 시기 중단되었다가 소련이 붕괴된 후 1994년 르완다사태 이후 다시 관심이 촉구되었습니다. 르완다 사건은 르완다의 다수 종족이었던 후투(Hutu)족 출신 대통령이 피살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후투족이 소수민족인 투치(Tutsi)족 80만 명을 100일 동안 살해한 사건이며, 이 사건은 단죄하기 위해 1997년 1월 9일, 르완다국제형사재판소 ICTR (International Criminal Tribunal for Rwanda)가 설립되었습니다.

보스니아 내전 당시 구유고연방에서 자행된 학살, 고문, 강간 등 반인륜범죄 단죄를 위해 마련한 국제 유고전범재판소인 ICTY (International Criminal Tribunal for the Former Yugoslavia) 역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제 827호에 의해 1993년에 설립되었습니다. 특히 ICTY의 경우 2001년에 한국인 최초로 ICTY 재판관에 선출되어 부소장을 역임한 권오곤 재판관은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을 재판한 바 있고, 보스니아 내전 당시 대량 학살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전 스르프스카공화국 대통령 라도반 카라지치에 대한 재판에서 재판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이 ‘국제형사법’이 깊게 뿌리를 내린 것은 국제사회가 대량집단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헤이그에 위차한 ICC는 레바논의 테러리즘에 관한 판례 역시 만들어가는 중인데, ICC가 담당하는 콩고, 르완다, 스란다피등 아프리카의 다수의 국가는 ICC를 의식하고 있어 일부 민간인들은 ICC를 하느님이 보내주신 조직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김상걸 연사가 국제형사재판소 진출하게 된 계기와, 근무 경험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김상걸 연사는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후 사시에서 연이어 낙방하며 법이 적성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반 기업체에 근무하면서 오늘과 별로 다르지 않을 것 같은 미래에 갑갑해하던 도중, TV 다큐를 보게 되었는데, UN에서 ICTR을 탄자니아에 만들어 재판했지만, 20만명 정도가 살인에 참여한 반면 ICTR은 100명 내외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국제형사법에 관심을 갖게 되어 존스타운 대학에서 국제 형사법을 공부하였고, 이후 ICTR과 ICTY에 지원하여 2003년부터 ICTY재판부에서 인턴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인턴의 첫 업무는 ‘국제 인도법’에 대한 메모를 하는 것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영어는 물론 또다른 working language였던 불어 역시 중요했습니다. 또한 Judgment Draft와 같은 경우 언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속기록과 분석이 중요하므로 writing능력도 필수였습니다.

매일 밤을 새고 영어와 불어로 진행되는 끝없는 회의를 거친 끝에 6개월의 인턴 후 바로 P2의 Offer를 받았지만 ICTY에서 아시아인의 정착비용까지는 지원해주기 힘들어했기 때문에 취소통보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후 한국에서 채용 웹사이트를 보며 입사를 준비하여 4개월의 ICC인턴직의 office of Prosecutor부분을 제안 받고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수차례의 연장 끝에 P2직에서 활동하며, 적성이 아니라고만 생각했던 자신의 법적 재능을 발견할 수 있었고, 국제사회의 질서를 바로 잡아간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도 이와 같은 길을 꿈꾸지만, 쉽지 않은 지원 절차에 어려움을 겪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도 국제기구의 경우 내부 지원이 치열하여, 공식 리쿠르팅임에도 불구하고 내부 합격률이 70%에 달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김상걸 연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발을 들여 놓는 것”, 즉 인턴쉽의 기회를 잡아 때를 기다리는 것이라 했습니다. 동료들의 경우도 인턴쉽으로 시작하여 공식 정규직 모집을 통해 고위직까지 올라간 경우가 많은데, 이는 국제형사법 분야는 다른 유엔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분야이기 때문에 좀 더 역동적이고 예외가 많아 능력에 따른 승진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ICTY와 ICTR는 곧 없어질 예정이지만, 아직 잡지 못한 피고인을 잡기 위해 일부는 남겨둘 예정이며, 헤이그에 계속 존속될 것입니다. 280명까지 늘릴 예정이기 때문에 곧 인턴쉽 공지가 올라올 것입니다.

김상걸 연사가 강연 끝에 조언한 것은, 자신의 재주를 속단하지 말 것, 그리고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김상걸 연사 역시 Legal advice section에 근무할 때는 writing 대한 두려움으로 메모를 회피했지만, trial팀에 가니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상황이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writing에 대한 본인의 재주를 발견할 수 있었고, 국제법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법학에 대한 자신의 적성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국제기구는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화려하지만은 않은, 많은 공부와 노력을 요하는 곳입니다. 수사관들의 자료가 너무 많아 읽고 분석해 데이터베이스에 넣는 것, 면책하는 것, 증인 보호 등의 업무 역시 힘들어 많은 회의가 밀려 올 때가 있다고 합니다. 김상걸 연사는 “국제기구”에 대한 환상은 3년 안에 깨질 것이지만, 일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가지고 꾸준히 할 수 있다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ICC는 다른 국제기구와 달리 한국인들의 미진출 분야로서 좀 더 많은 기회가 열려있습니다. 국제 형사재판소는 많은 노력과 능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지만, 세계를 무대로 정의를 위해 활동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 역시 ICC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많은 준비와 열정, 노력을 통해 꿈을 성취하시길 바랍니다!

이상 외교부 서포터즈 Friends of MOFA 7기 유다은, 조윤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