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이 10일 퇴임한다.

송 소장은 2003년 3월 ICC의 초대 재판관에 선출된 데 이어 2006년 재판관에 재선됐다. 2009년 3월에는 재판소장으로 선임됐으며 2012년에 소장직을 연임했다.

지난 12년간 국제형사 사법기구의 재판관으로서, 그리고 재판소장으로서 임무를 수행한 송 소장은 국제형사정의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에 전력투구해온 데 대해 보람과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송 소장은 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국제형사사법 기구의 수장으로서 국제 역학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으나 형사정의를 확립하려는 원칙에 충실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송 소장은 이날 저녁(현지시간) 주네덜란드 한국대사관이 헤이그에서 주최한 퇴임 환송 리셉션 연설에서 "지난 12년간 많은 도전과 압력에도 불구하고 ICC는 국제형사사법 기구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리셉션에는 권오곤 구유고슬라비아 국제범죄재판소(ICTY) 재판관, 페터 톰카 전 국제사법재판소(ICJ) 소장 등 국제사법기구 관계자, 네덜란드의 마르텐 페테리스 대법원장, 그리고 각국 대사 등 법조계 및 외교계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지난해 12월 ICC 재판관 선출 투표에서 당선된 정창호 재판관이 소개됐다.

정 재판관은 독립적이고, 효율적이며, 투명한 재판을 통해 ICC의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상현, 권오곤, 정창호 재판관 한자리에 (헤이그=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 4일(현지시간) 헤이그에서 열린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 퇴임 환송 리셉션에서 송 소장(가운데)과 권오곤 구유고슬라비아 국제범죄재판소(ICTY) 재판관(왼쪽), 정창호 신임 ICC 재판관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 재판관은 10일 취임식을 갖고 11일부터 9년 임기를 시작한다.

이에 따라 한국인이 ICC 출범 이후 21년 동안 재판관을 맡아 국제사회의 정의를 세우는 데 이바지하게 된다.

정 재판관은 주오스트리아 대사관 사법협력관, 광주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낸 뒤 2011년 8월부터 크메르루즈 특별재판소 재판관을 맡아왔다.

ICC는 전쟁범죄, 반인도적 범죄 등을 처벌하기 위해 만든 최초의 상설 국제재판소로 2002년 7월 네덜란드 헤이그에 설립됐다.

한국은 ICC 설립을 위한 로마협약에 83번째 당사국으로 가입했다.

후임 ICC 소장은 신임 재판관 업무 개시일인 11일 18명의 재판관에 의해 선출될 예정이다.

songbs@yna.co.kr

2015/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