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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성공 수기
[아랍에미리트] 에미레이트항공 승무원
작성자 : 공단    등록일 : 2008-04-15    조회수 : 2334
London, Paris, New york, Johannesburg,

내가 좋아하는 도시들이다. 런던은 오래된 아름다움, 파리에는 빛나는 에펠탑, 뉴욕은 별 같은 느낌의 도시이고, 요하네스버그는 '아프리카의 이런 풍경을 진정한 자연이라 부를 수 있겠구나' 느끼게 해준다. 이러한 도시 말고도 난 오대양 육대주을 다니는데, 방글라데시의 다카를 갈 때면 구걸하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에 가슴이 철컥 내려앉을 때도 있다.


나는 Emirates Airline(이하 EK 라고 표기)의 승무원이다. 이 회사가 나의 첫 직장이지만 지금의 내 나이는 28살. 현재 1년 3개월을 두바이에서 보낸 승무원이다. '한 달에 5일은 비행기에서 보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한 달에 10일은 각 나라, 도시의 호텔에서 지내고, 나머지 15일은 두바이에서 지낸다. 한 달에 반은 일을 하고, 반은 쉬면서 지낼 정도로 편한 생활을 하며, 월급은 우리나라 주 5일 근무 하시는 분들이 부럽지 않을 정도를 받고 있는 나는 작년까지만 해도 취업 걱정을 하는 전문대학 학생 이였다. 나이도 많고, 학력도 높지 않은 내가 어떻게 두바이에서의 생활을 하게 되었는지 지금부터 1년 8개월 전에 나에게 일어난 일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나는 2000년도에 모 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하였다. 학교에 별 흥미도 느끼지 못하고 방황하던 나는 2002년 영국 런던 행 비행기에 올랐다. 1년 후 한국으로 돌아온 나, '한국에선 대학 졸업장이 없으면 취직이란 것이 참 힘들구나!' 라고 처음 느꼈다. 그래서 다시 선택한 것이 전문대학 이였다. 2005년, 난 모 대학 관광영어과에 입학하여 1년을 열심히 보냈다. 2년제였기에 1년 과정을 마친 후부터 취업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다. 처음엔 막막하였다. 다시 한 번 언급하지만, 난 사회 경험이 전혀 없는 나이 많은 전문대학 학생 이였다. 하지만 영어만큼은 좋아했던 나는 지인분의 소개로 외국 항공사 승무원에 대해 알게 되었다. '내가 외국 대기업에 취직을?' '한국에서도 힘든데 너무 어렵지 않을까?'

막상 외국 항공사들에 대해 홈페이지와 국내 관련 사이트 들을 통하여 알아보니 외국 항공사에서 원하는 조건들은 우리나라보다 빡빡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외국 항공사들이 원하는 조건들은 첫째, 신체 건강 할 것. 둘째, 'Arm reach' 라고 하여 팔을 쭉 뻗었을 때의 길이가 212cm이상 될 것(EK 기준). 셋째, 영어 사용 가능자. 넷째, 고등학교 졸업 이상 학력. 다섯째, 서른 살 까지 지원가능. 이것들만 만족되면 지원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모 항공사의 경우 4년제 대학 졸업자만을 선발 대상으로 하고, 당시에는 나이제한도 턱없이 낮았기에 나는 지원가능자 조차 될 수 없었던 것에 비하면 외국항공사의 지원 자격요건들은 굉장히 매력적 이였다. 해외 취업에 관심을 두면서 처음 시작했던 일은 항공사들에 관한 자료조사였다. 어떤 항공사들이 있는지, 그 항공사들의 기본조건들, 그래서 내 조건에 맞는 곳, 운항 지는 어떻게 되는지, 베이스(비행을 하며 살게 되는 곳)는 어디인지, 살게 되는 곳에서 숙소는 제공이 되는지, 어떤 복지가 제공되는지, 월급은 어느 정도 인지, 그리고 그 회사가 원하는 이미지는 어떠한지 등등 일반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큰 종이에 표를 만들어 항목들을 적어 분류를 했다. 내가 원하는 것들에 동그라미 표시를 치고 마음에 안드는 부분에는 엑스 표를 그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은 동그라미가 쳐진 EK, 한 회사만이 나의 최종 목표가 되었다. 승무원이라는 직업도 매력적 이였지만, 해외취업이라는 부분이 더 크게 작용했기에 난 여러 항공사를 고르고 준비하지는 않았다. 목표가 한군데여야 소위 말하는 '올인'을 할 수 있으니... EK는 두바이가 베이스 인데, 두바이에서의 숙소가 무료제공 된다.


공항 - 숙소간의 셔틀버스도 무료제공, 전기세, 수도세 등의 공과금도 무료제공, 빠른 승진, 운항 지가 많았고, 다양했다. EK에서 원하는 승무원은 이런 사람 인 듯하다. 건강하고 활발한 사람, 성격이 좋고 어느 상황에서건 이해를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문화차이를 이해하는 사람, 그 문화차이를 배우고 느껴보고 싶어 하는 사람, 문제를 대화로 해결 할 수 있는 사람, 자기 일에 열정을 가지는 사람, 자기주장을 정확히, 당당히 펼 수 있되 다른 사람의 의견 역시 존중하는 사람, 다른 사람의 의견이 받아들여지면 그 상황을 100% 지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아직도 정확한 답은 모르지만, 내가 면접 질문들, 후기들, 그리고 EK 광고들을 조사 해보고 결론을 내린 부분이다. 해외 취업에서 가장 중
요한 부분은 나에게 맞는 회사, 그리고 회사에 맞는 나를 찾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EK를 단 하나의 목표로 정한 후 구체적인 것들을 조사하였다. 어떠한 방법으로 승무원을 뽑는지, 시험 전형, 면접 방법 등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승무원 학원'이라는 곳도 등록하였다. 나는 주 5일은 학교에 가야 했었기에 면접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치 않았고, 최신 정보를 빨리 얻을 수 없었기에 일주일에 한번씩 가는 토요일반에 등록을 하였는데, 그 곳에서는 같은 꿈을 가진 학생들과 대화를 할 수 있어 자극이 되었다. 학원을 4회 수강만 하고 EK에 합격 했기에 학원이 얼마큼 도움이 되었냐고 묻는다는 정확히 대답할 수는 없지만, 시간과 금전이 된다면 도움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된다. 내가 등록했던 학원에서 EK 면접 1차,2차를 시행하기에 학원 등록을 안 한다면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 간혹 생각하는 분들도 계셨는데, 이곳에 계신 한국 분들 중에서 학원에 다니지 않으셨던 분들도 계시기에 면접 시 불이익 이라는 것은 전혀 없다고 본다. 근데 영어가 조금 자신 없다면 일단 승무원 학원 보다는 영어회화 학원 등록을 권하고 싶다. 일을 하면서 느낀 부분인데, 어려운 영단어 하나 더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쉬운 영어로 잘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영어면접만 통과한다고 해서 다 끝나는 것이 아니다. 100% 영어 사용을 해야 하는 회사, 그리고 직업인만큼 영어에 자신감이 없다면 일을 하는 내내 스트레스를 받게 되지 않을까? 승객들도 영어권 국가가 아닌 사람들이 많은 만큼 서로 이해 가능한 '쉬운 영어' 가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면접 시에도 '쉬운 영어' 사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유창한 영어실력이 최우선시 조건이라면 영어권 국가 승무원만 뽑으면 되는 거니까... '난 영어를 못하는데...' 라는 생각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쉬운 영어' 가 오히려 더 잘 통한다고 굳게 믿으니까!
내가 처음 준비를 시작하면서 한 부분 더 중점을 두었던 것은 운동 이였다. 승무원을 생각하면 처음엔 멋지고 환상적인 부분들만을 보게 되는데, 그렇지만도 않다. 비행기에서 13시간씩 일하는 것은 체력이 되지 않는 다면 정말 힘들 것이다. 난 170cm 에 57kg 정도 나가는 건강한 체격 이였는데, 살을 빼려고 보다는 근육과 체력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평소에도 운동을 즐겼지만 고정적으로 운동을 하기 위해서 수영 학원을 등록했다. 일주일에 3번, 한 시간씩 수영을 했는데, 나중에 면접 시 정장을 입을 때 도움이 정말 많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운동은 꾸준히 하는데 비행 생활을 하다보면 느낀다. '아, 운동을 해서 체력을 키운 건 정말 잘했다!'


승무원학원 등록 후 일주일 만에 EK 신입 승무원 채용공고가 났다. 처음엔 많이 망설였으나 면접도 연습이라는 생각으로 지원서를 내었다. 이력서를 쓸 때 많은 시간을 투자하였는데, 물론 처음 써보는 이력서 인지라 시간이 더 걸렸을 수도 있다. 난 또다시 큰 종이를 준비했다. 모든 것들을 적어놓고 승무원 지원 시에 필요할 만한 사항들과 불필요한 사항들로 나누어 필요한 사항이라고 판단되는 것들만 이력서에 적어 넣었다. 커피숍 아르바이트 같은 경우는 고작 3개월을 일 했어도 같은 서비스 업종인지라 도움이 될 수 있는 반면, 컴퓨터 자격증 10개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비행기에서의 서비스 직업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이력서가 너무 간단해서도 안 되겠지만, 그 직업에 상관도 없는 이력들을 자세히 서술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몇날 며칠을 내가 뭘 하며 살았을까 생각하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장애인 기관에서 1년 정도 일주일에 한 번씩 자원 봉사했던 것, 안전교육(응급처지, 심폐소생술) 자격증이 있었던 것, 그리고 겨울에 스키장에서 외국인 안내를 했던 것, 어학연수, 외국 여행 경험, 그리고 커피숍, 호프집에서 짧게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까지 짧은 아르바이트 경력이라도 서비스직을 얻기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일들을 이력서에 적었다. 그리고 이력서에 붙일 증명사진을 찍었는데, 증명사진의 바탕은 환한 색으로 찍었고 최대한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찍으려고 노력했다. 환한 인상의 사람의 이목을 더 끈다고 생각한다.


서류심사 통과를 통보받고 약 일주일 후 1차 2차 면접을 한 번에 보게 되었다. 1차 2차 면접은 '그룹토의'라고 하여 6명에서 7명의 한 조원들이 동그랗게 원을 그리고 앉아 한 주제에 대하여 6분에서 길면 10분정도 토의를 하는 방식 이였는데, 사실상 내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시간은 크지 않았다. 딴 분들이 말하시는 것을 경청했고, 동의하는 부분에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고, 동의하지 않는 부분에서는 '이렇게 생각 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전 이렇게 생각 할 수도 있다고 생각 합니다'라고 강하지 않은 방법으로 내 의견을 말하였다. 그리고 의견을 내는 분들의 얼굴을 꼭 쳐다보며 이야기를 들었고, 또 내가 의견을 낼 때에는 앞 방향만 보지 않고 자연스럽게 원을 그리고 앉아계신 분들에게 시선을 한 번씩 맞추며 이야기 하였다. 경청할 때 꼿꼿이 바르게 앉은 자세에도 신경을 썼다. 알고는 있지만 많이 실수하는 부분 중의 하나가 면접이 끝난 후 그 방에서 나올 때라고 생각이 된다. 면접이 끝나고 나서도 심사원들의 눈은 나를 향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아! 실수했네, 이렇게 말 하는 게 더 좋았을걸!' 이 생각을 하면서 얼굴에 인상을 쓰는 순간 정말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이다. 면접을 보러 가면 면접 보는 장소에서는 항상 웃는 얼굴이 좋다고 생각한다. 언제 어디서 면접보시는 분을 만날지 모르니 말이다.


1차 2차 면접을 통과하고 3차 면접은 산업인력공단에서 직접 EK 인사 담당자 분이 나오셔서 보셨는데, 새벽같이 일어나 머리를 하고 정장을 입고 갔던 것이 생각난다. 정장을 한 벌 사서 그것을 면접 때마다 계속 입었다. 인터넷에 사진들을 보면 '승무원 면접 복장'이라고 하여 검정 스커트에 검정 마이, 흰색 블라우스를 많이들 입으시는데, 난 베이지 색 스트라이프 정장에 베이지, 갈색, 흰색, 분홍색 스트라이프 무늬가 들어가 있는 실크블라우스를 입었다. 그 이유는, 나에게 잘 어울렸으니까! 승무원 면접 복장이라는 것은 없다. 최대한 나에게 잘 어울리게 입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구두도 자기 발에 편하고 걷기 편한 신발로! 키가 조금 작은 것 같다고 생각 되어서 굽이 높은 구두를 신었지만 걸음걸이가 이상해진다면 굳이 높은 굽을 신지 말고 낮은 굽을 신고 예쁘게 걷는 것이 플러스가 되지 않을까? 정해진 룰을 따른다고 해서 100% 합격하는 것이 아니니까, 내 자신을 조금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복장이 좋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화장과 머리도 미용실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 내가 하였는데 최대한 깔끔해 보이려고 노력했다. 머리도 단정히 묶고, 화장도 너무 진해보이지 않게 간단히 했었다.


3차 면접은 오전시험, 오후시험으로 나누어져 영어시험으로 시작되었는데, 영어 시험에는 지문 읽고 답 찾기, 문법 문제, 같은 뜻의 단어 찾기, 주제를 받아 에세이 쓰기가 포함되어 있었다. 영어과 이였던 나는 여전히 학생이라 영어공부를 하였던 게 많이 도움이 되었다. (시험의 난의도가 상당히 높지는 않으니 하루에 한 시간씩만 투자를 한다고 하면 어렵지 않게 통과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초 토익 공부를 하는 것도 좋을 듯) 그리고 영어 에세이의 경우 인터넷에 '예상문제'라고 하여 올라오는 질문들이 있는데, 이것들을 뽑아서 한 번씩 내 생각을 정리해 써보기도 했다. 문제와 답을 써놓고 외우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선 내가 어떻게 생각하나?' 라는 식으로... 그리고 영어 작문이 조금 부족하다면 영어 작문 연습을 해야지 예상문제와 답을 써놓고 외우는 것은 좋지 못한 방법이라 생각된다. 그 시험을 통과할 수 있는 가능성은 커지겠지만, 그 후에 또 다른 문제에 부닥쳤을 때에는 감당이 안 될 테니까 말이다. 이 시험을 본 후 시험 점수가 안 되는 분들은 탈락 되는데, 이 때 탈락되면 6개월 정도 다시 지원을 못한다고 들었다. 오후에는 그룹토의가 2번 더 진행되고, 지문을 읽고 내용을 요약하는 형식의 면접이 하나 더 있다. 이때도 몇 분씩 탈락이 되곤 했다. 이 때 들었던 생각은 '절대 떨지 말자!' 이었었다. 당당하게 자신감 있게! 탈락 되어서 집에 돌아가게 되면 가는 거지 뭐! 갈 때 가더라도 내 최선은 다하고 가자! 지문을 읽을 때도 천천히 또박또박 읽었다. 빨리 정신없이 읽었다가는 무슨 내용인지 절대 파악이 안 될 터이니... 다시 한 번 이 부분에서 느꼈지만, 유창한 영어가 100% 합격의 지름길이 아니다. 그리고 그룹 토의 시에는 내 의견을 강하게 먼저 말하지 않고 열심히 듣는 쪽을 많이 선택했고,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에 덧붙여 내 의견을 제시하는 쪽을 선택했다. 운이 따랐나? 난 3차도 합격, 3일 뒤 EK 인사담당 관계자 분과 일대일 최종면접이 잡혔다.


3일 뒤 4차 최종면접, 정말 빠르게 4차 면접까지 왔다. 운이 너무 좋았다고 생각이 많이 들어 4차 면접을 보러 간다는 자체가 긴장보다는 설렘 이였다. 3차 시험이 다 끝난 후 최종면접 시간을 정하는데, 난 3일의 시간 중 첫날 점심식사 후의 첫 번째 시간을 선택하였다. 첫째 날은 대부분의 3차 통과자 분들께서 시간이 너무 촉박했기에 꺼리던 날 이였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달랐다. 첫날은 다른 면접자와 나와의 비교가 불가능하고 식사 후의 첫 시간은 면접자 분께서 포만감으로 조금은 더 기분이 좋고, 덜 피곤하실 시간이라고 생각했기에... 최종면접 질문이라고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료들이 많이 있었지만 난 그것들은 보지 않았다. 무슨 질문을 받던 신중하게 생각을 해서 모범답안이 아닌 내 자신의 답을 하고 싶었다.

난 50분 정도의 개인 면접 시간을 가졌는데, 면접자들 중에서 꽤 오랜 시간 면접을 본 것에 속했다. 이 때 큰 실수를 하면서 면접이 시작되었는데, 이야기 인 즉은 이렇다. 4차 면접은 개인 면접으로 진행되기에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면접 대기자들을 면접 진행 요원 분들이 불러주시는데, 점심식사 바로 직후 이었던지라 착오가 있었는지 내 면접 시간이 지나고 나를 부르시는 분들이 없으셨던 것이다. 대기실에 앉아 같이 면접을 기다리시고 계시던 분들과 수다 아닌 수다를 신나게 떨고 있었는데, 면접관님이 직접 날 찾으러 대기실로 내려 오셨던 것. 무서운 목소리로 "김보연이 누군가요? 여기 있나요?" 라고 하시는데, 난 영문도 모르고 "네, 제가 김보연 입니다!" 하면서 손을 들었다. 왜 면접시간이 지났는데도 안 들어 오냐고 화난 목소리로 묻는 면접관님 질문에 먼저 정중히 사과를 한 후, 진행 요원 분께서 안 부르시기에 '아직 점심식사에서 안돌아 오셨나보다' 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더 이상 궁색한 변명들은 늘어놓지 않았다. 어차피 내 스스로 체크를 했어야 하는 부분인데, 안 한건 내 자신 이였으니까 말이다. 대기실에서 나와 면접관님과 작은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고 면접실로 올라가는 도중, 나는 서있는 자세에도 신경을 썼지만,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그리고 나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면접관님께 먼저 자연스럽게 여쭈었는데, 점심은 어떤 음식을 드셨나, 한국 음식은 입에 맞으시나, 그리고 한국에 계실 동안 이런 음식들은 꼭 드셔보시라고 권해드렸다. 작은 엘리베이터 공간에서의 나와의 대화가 마음에 조금 드셨는지 내가 시간에 늦었다는 것에 대한 마이너스가 조금은 사라진 듯 했다. 면접 질문 중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동료와의 문제가 생겼던 적이 있었나? 어떤 문제였나?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였나? 등과 같은 나의 이전 사회생활에 대해 많은 부분을 물으셨는데, 생각이 바로 나지 않는 질문 같은 경우에는 '잠깐 시간을 달라고, 생각해 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여쭈었더니 '얼마든지 시간을 가져라. 만약 생각이 정 안 난다면 다른 질문을 해 주겠다.' 라고 말씀하셨다.

답에 맞게 꾸민 나의 모습이 아닌 내 스스로가 승무원이라는 직업과 잘 맞는 다는 것을 보이고 싶었기에 승무원으로써의 모범 답안 보단 최대한 진실한 나 자신의 대답들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3차 때도 뵈었던 면접관분 이였던지라 친근감도 꽤 들었고, 내가 아는 분과 비슷한 느낌이 들어 편한 느낌으로 떨지 않고 면접을 보았다. 면접 중에도 속으로 '난 지금 이 순간이 좋다, 좋다, 감사한다, 감사한다, 감사한다.' 라고 되새겼다. 기분 좋은 생각이 좋은 표정을 만든다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4차 면접 후 10일째 되던 날, 난 친구와 남한산성 등반길에서 두바이 본사 EK로부터 합격 전화를 받았다. 그때를 생각하니 괜히 울컥하는 기분이 든다. 학교생활에, 면접에, 시험에 거의 두 달을 잠자는 시간만 빼놓고 열심히 달렸는데, 좋은 결과를 얻었으니 말이다. 처음엔 부모님도 믿지 않으시더라. 그 후 학교 2학년 1학기 기말고사를 마치고, 짐을 간단히 싸 두바이로 날아 온지 벌써 1년 하고 4개월째이다.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 번, 내가 노력한 지나간 시간들을 돌이켜 본다. 이 글의 주제는 '해외취업 성공기'로 지금 해외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이 글을 거의 끝마치면서 나 역시 느끼는 것이 많다. 조금은 일에 적응이 되어 나태해진 나를 돌아보고, 이곳에서 또다시 좀 더 성장해 한국으로 돌아갈 때의 나를 생각하고 기대해 본다.
전 세계의 항공사 승무원을 꿈꾸시는 여러분, 꼭 꿈을 이루셔서 멋지게 하늘을 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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