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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료

Cover Story 뽑을 사람 없다는 비영리단체와 뽑히는 방법 모르겠다는 청년들
NGO 평균 경쟁률 30대1
단체들은 홍보·회계·IT 등 다양한 전문인력 원하는데 인재들은 국제개발로 몰려
대학이 나서 양측 연결하고 NGO 정보 교류할 수 있어야
구직자들과 비영리단체 사이 시행착오도 줄어들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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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con_img_caption.jpg 일러스트 = 송윤혜 기자

 

 

#1. 지난달 26일 오후 1시, 서울 용산구 청파동 굿네이버스 본사 앞에 400여명이 몰려들었다. 건물 옆 커피숍에서도 'NGO 경영이야기' '국제개발학' 등 관련 책을 꺼내 든 청년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들은 필기시험을 치르기 위해 시험장에 모인 신입 직원 채용 응시자들이다. 시험을 마친 신지은(가명·28)씨는 "최근 비영리단체에 청년들이 몰리면서 안 그래도 바늘구멍 같았던 NGO 취업문이 더 좁아졌다"면서 "필기에 붙어도 1차 면접에 논술 시험, 2차 심층 면접과 PT(프레젠테이션) 시험까지 통과해야 하는데, 만약 떨어지면 어디서부터 다시 준비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했다.

#2. 최근 한 중형 NGO는 홍보·마케팅 경력자를 채용하는 데 1년 넘게 걸렸다. 지원자가 많지 않은 데다, 영리 기업에서 받던 연봉 차이를 극복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어렵게 과장급 전문가를 채용했지만, 그는 1년을 채우지 못한 채 퇴사하고 말았다. 언론 홍보나 마케팅을 전공한 대학생을 신입직으로 채용하는 시도도 해봤다. 그러나 비영리단체에 대한 이해 없이 서류를 제출한 이들이 대부분이라 이내 포기했다. 해당 NGO 실무자는 "단체의 비전을 이해하면서 전문성까지 가진 사람을 찾는 건 하늘의 별 따기"라고 푸념했다.

이러한 상황은 최근 몇 년째 반복적으로 벌어지는 일이다. 구직자들은 "NGO 취업문이 너무 좁다"고 하고, 정작 비영리단체에서는 "뽑을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입사지원 하고 싶은데 정보가 없다

"'맨땅에 헤딩'이죠. 이 분야는 정보가 없거든요. 비영리단체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고, 구직 사이트를 찾아봐도 자격 조건, 시험 내용, 후기조차 구하기 어렵습니다. 최근 한 NGO 단체 서류 전형에 합격해서 관련 정보를 검색해봤는데, '필기시험 준비 어떻게 해야 하나요?'란 질문들만 나오더군요. 도대체 어떻게 입사 준비를 해야 하는지 막막합니다."

H 대학 사회복지학과 4학년인 김현아(가명·25)씨가 한숨을 쉬었다. 비영리단체를 통해 국내외에서 꾸준히 자원봉사를 하고, 2년간 영국 복지 기관에서 연수까지 받고 왔지만,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영어 점수를 더 올려야 하는지, 봉사 시간이나 시사 상식을 늘려야 하는지 하루에도 몇 번씩 갈팡질팡한다.

비영리단체 취업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월드비전, 굿네이버스, 기아대책, 대한적십자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름다운재단, 월드투게더, 해비타트 등 더나은미래가 취재한 국내 NGO 8곳의 올해 평균 입시경쟁률은 30대 1. 모집 부서에 따라 최대 250대 1까지 치솟고 있다. 서의정 월드비전 인력팀 차장은 "특히 국제 개발 협력 파트는 1명을 뽑아도 100명 이상 몰린다"면서 "외국에서 석·박사 과정 중인 친구들이 입사 시험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올 정도"라고 귀띔했다. 다른 비영리단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어린이재단은 400명이 넘는 필기시험 응시자들을 위해 인근 고등학교를 빌린다. 반면 구직자들은 속이 탄다. 채용 정보가 없어 엉뚱한 경력을 쌓다가 시간을 낭비하는 사례도 많다. 지난해 C 단체 계약직으로 입사한 한희정(가명·27)씨는 "NGO에 취직하려고 대학 때부터 동아리 봉사 활동과 공모전에 집중했는데, 막상 입사해보니 우리 단체는 단순 봉사 활동보다는 비영리단체와 관련된 경험을 중시하더라"면서 "NGO별로 인재상과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경력만이라도 공개한다면, 구직자들의 시행착오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보·IT·모금·복지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원해

반면 비영리단체 실무자들은 "NGO에 대해 잘못된 환상을 가진 지원자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NGO에 입사하면 개발도상국 현장에서 일할 거라 기대했다가, 다른 부서에 배치되자마자 그만두는 직원이 많다"고 한다. 비영리단체 내에는 모금·IT·홍보·마케팅·회계·사회복지 등 다양한 역할이 존재한다. 이들 모두가 기부자와 수혜자를 연결하는 현장 전문가이다. 차용기 어린이재단 인사행정팀 팀장은 "아직도 사회복지사만 NGO에서 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우리는 경영·언론·법·공학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인재를 원한다"면서 "최근 모금이 이슈화되면서 NGO들이 경쟁적으로 홍보·마케팅·IT 전문가를 섭외하는 중인데, 인재를 찾기 어려워 고민"이라고 말했다. 반면 사회복지나 국제 개발 협력 분야로는 인력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 김길수 굿네이버스 인재개발팀 팀장은 "지원자의 평균 어학 점수가 대폭 올랐고, 자기소개서 대외 활동란을 빼곡하게 채우는 등 상향 평준화됐다"면서 "선발 기준, 절차에 고민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더나은미래가 만난 비영리단체들의 또 다른 화두는 경력자 채용 문제였다. 이범호 월드투게더 경영지원본부장은 "NGO는 한 사람이 여러 명 몫을 하기 때문에 당장 일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고, 단체 규모가 작을수록 이런 경향이 심하다"면서 "그렇다고 전문 경력자를 뽑기에는 연봉이 부담돼 '차라리 그 돈으로 후원 사업을 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각 분야 전문가를 찾기 위해 채용 과정을 심화한 단체들도 있다. 최근 신입보다 경력직 채용을 늘린 월드비전의 경우 인·적성 검사와 직무 면접을 추가했다. 면접 당일 프로젝트 기획서 작성, 컴퓨터 프로그램 해석 및 제작, 단체 홍보 전략 수립을 요청하는 형식이다. 최근 보건 전문가를 채용할 땐 인터내셔널 월드비전 보건 담당 디렉터와 화상 면접을 진행하기도 했다. 어린이재단은 경력 직원에게도 3~6개월간 수습기간을 두어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다. 정성룡 해비타트 경영관리실 과장은 "헤드헌팅 업체조차 알음알음 추천받는 등 비영리 분야의 인적 풀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성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리본부장은 "미국에선 기업이 비영리단체에 전문가를 파견하는 것처럼, 영리와 비영리 간 인력 교류가 활발해져야 NGO가 원하는 인재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NGO 원하는 학생은 많은데 정작 대학은 관심 밖?

비영리단체 채용 시장은 확대되고 있는데 정작 국내 대학들은 이런 흐름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의 캠퍼스 리쿠르팅은 각 대학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대학 차원에서 비영리단체 설명회나 리쿠르팅을 직접 개최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강 형태의 설명회마저도 사회복지학과 규모가 큰 대학에 국한되는 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난다. 정무성 숭실사이버대학교 부총장은 "최근 경영대·사회과학대에서도 '비영리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학생들이 늘었다"면서 "대학들은 NGO 취업 박람회를 열어 학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NGO는 사회복지학과 이외의 모든 학과 학생들에게 단체를 홍보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에선 여성외교정책부와 뉴욕대·조지워싱턴대·펜실베이니아대·브랜다이스대가 공동으로 'NGO 취업 포럼'을 수년째 개최하고 있다. 학생들은 NGO 인턴십이나 채용 관련 상담을 받고, 관련 정보를 공유한다. 국내에선 한국성서대학교가 최근 3년째 3~4학년을 대상으로 사회복지 취업 세미나를 열고 있다. NGO, 사회복지 공무원, 정신보건, 기업 사회공헌, 복지관, 사회복지법인 등 6개 분야로 나눠 현장 전문가를 초빙해 집중 강의와 개별 상담을 진행한다. 매년 약 400명이 참석할 정도로 호응이 뜨겁다. 정규상 기아대책 운영지원팀 팀장은 "지난해 이화여대에서 기업 리쿠르팅 행사에 NGO 4곳을 불러 홍보 부스를 마련해줬는데, 하루에 40명 넘게 찾아와 질문할 정도로 홍보 효과가 높았다"면서 "타 대학에서 기회를 열어준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호 월드투게더 경영지원본부장은 "방학 때마다 서울여대와 산학협력으로 학생 인턴을 채용하고 있는데, 이처럼 대학생과 NGO 간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비영리 정보 공유되는 소통의 장(場) 필요하다

"작은 비영리단체들은 재정 상황 때문에 당장 사람이 필요해도 채용하기 어렵고, 인재 발굴을 위한 홍보조차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예전부터 작은 NGO들을 위한 채용 박람회를 논의해왔지만 포기했던 이유죠."

임동준 아름다운재단 재정관리팀 팀장이 비영리단체의 현실을 풀어냈다. 당해 모금액에 따라 단체 운영이 좌우되기 때문에, NGO의 채용 시장 역시 가변적일 수밖에 없는 것. 엄익만 대한적십자사 인사정책팀 대리는 "온라인 채용 시스템을 아직 갖추지 못해 모든 서류를 직접 받고 수기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반면 해외에선 NGO 채용 정보가 활발히 유통되고 있다. 호주의 인쿠르팅 회사 '브래드먼(BRADMAN)'은 2000년 NGO 취업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곳엔 모든 비영리단체의 채용 공고가 올라와 있고, NGO 구직자가 자신의 이력서를 올리면 NGO 담당자들이 직접 상담을 해준다. 미국의 비영리 전문 매체인 '필란트로피(Philanthropy)'의 웹사이트에는 NGO 채용 섹션이 따로 마련돼 있고, 그 안에는 신입직·경력직 채용을 비롯해 문화 예술·환경 등 각 분야 NGO 채용 정보가 구분될 정도로 다양하다. NGO에 관해 전공과목을 개설한 대학만 해도 300곳이 넘는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비영리시장 전체가 확대돼야, 채용 규모도 커지고, 영리-비영리 간 교류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를 위해선 NGO 정보가 자유롭게 교류되고 홍보할 수 있는 소통 창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별취재팀
정유진 더나은미래 기자 blossom@chosun.com

최태욱 더나은미래 기자 sun2ji@chosun.com

김경하 더나은미래 기자 khk1m@chosun.com

문상호 더나은미래 기자 moon5816@chosun.com

주선영 더나은미래 기자 jusun@chosun.com

 

출처: http://betterfuture.kr/xe/index.php?document_srl=28374&mid=news_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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