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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취업 길잡이

 

일본 취업, 한국 청년들의 비상구일까

 

서른을 갓 넘긴 아들이 일본 도쿄에서 살고 있습니다. 크지는 않지만 일본 회사에 취직해 3년 넘게 근무하는 중입니다. 일본 기업에 몸담게 된 건 일본 생활을 동경해서는 아닙니다. 시시콜콜 늘어놓기는 어려운데 이런 저런 이유가 있습니다.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시절 도쿄에서 오랜 기간 살았기에 언어 장벽이 그리 높지 않았던 게 첫째 이유입니다. 타국이긴 해도 살던 곳, 다니던 학교가 회사 근처에 있어 낯설지 않다고 생각했던 게 또 다른 이유입니다. 일본 회사에서 인턴 경험도 쌓아 본 이상 기왕이면 본 바닥에서 일본 기업의 속살과 직장 문화를 제대로 겪어 보라는 필자의 권유도 선택에 한 몫을 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해 볼 때 아들이 무난히 잘 적응할 것으로 자신했습니다.

 

일본에서 취업한 아들의 힘들었던 시간

그런데 현실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아들은 너무 힘들어 했습니다. 처음 일 년은 돌아오고 싶다는 말을 달고 살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들을 달래고 막았습니다.

“시작하자마자 중도에 돌아오면 체면이 뭐가 되냐. 주위의 일본 직장인들이 한국 청년들을 어떻게 보겠느냐. 오기로 참고 버텨 봐라. 한국 남자들은 군인 정신이라는 투지를 갖고 있지 않느냐.”

아버지인 필자의 설득에 막혀 아들은 어쩔 수 없이 고집을 꺾었습니다. 그리고 힘든 시절을 이렇게 저렇게 참아내며 나름대로 적응하다 보니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조직과 문화에 익숙해진 건지, 아니면 꾹 참고 있는 건지, 여하튼 돌아오겠다는 소리는 별로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아들이 털어 놓은 일본 직장 생활의 어려움은 대충 이랬습니다. 일 처리가 생각보다 굉장히 타이트하고 늘 긴장하지 않으면 안됐습니다. 업무를 떠나서는 위, 아래, 그리고 동료 간의 대화 채널이 거의 없습니다. 업무에서 스트레스를 받아도 어디까지나 본인의 책임이고 자신이 스스로 해결해야 합니다. 나쁘게 말하면 숨 막힐 정도입니다. 경제적인 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월급을 받아서 집세와 공과금을 내고 나면 도시 빈민 생활을 겨우 면할 수준이었습니다. 아들이 받는 월급은 초봉 때 24만엔 정도이고 지금도 기껏해야 27만~28만엔 정도입니다. 세금, 건강 보험료, 연금을 떼고 나면 잘해야 22만~23만엔이 손에 들어온다고 봐야 합니다. 이중 도쿄의 경우 혼자 사는 가구라 해도 집세와 공과금으로 보통 10만엔이 날아갑니다. 나머지로 식비와 용돈을 해결해야 합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식비와 용돈은 속된 표현으로 손가락 빨고 산다 해도 월 10만엔 이상 들어갔습니다.

 

섣부른 기대는 금물, 고생 각오하고 도전해야

사정이 이러하니 정상적인 월급으로 저축은 꿈도 못 꿉니다. 아프기라도 하거나 옷이라도 한 벌 장만하면 당장 지갑에 표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초기 1년 간은 만날 때마다 많지 않은 돈을 오히려 찔러 주며 힘내라고 격려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부모의 과보호라고 눈총 받을 수 있겠지만 아들이 타국 생활에서 고생하는 게 훤히 보이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또 한 가지 일본 직장 생활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비실비실대던 엔화 값입니다. 요즘은 안전 자산이니 뭐니 하며 원・엔화 환율이 100엔에 1100원을 오르내립니다만, 아베 정부가 경기를 살린다며 엔화를 마구 찍어낸 최근 3년 간 환율은 한참 동안 900원 언저리를 맴돌았습니다. 사정이 이러니 일본 회사에서 월급을 받아 봤자 원화로 환산하면 200만원이 채 되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겉만 번드르르했지, 일본 회사에서 받는 월급이 따지고 보면 한국의 중소 기업 수준 밖에 되지 않았던 겁니다.

얼마 전 TV 뉴스에서 일본 기업이 한국 인재들을 환영하면서 젊은이들의 취업 돌파구로 일본이 각광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흘러 나왔습니다. 인터뷰까지 곁들여서 말입니다. 이 뉴스를 보면서 착잡한 생각을 금치 못했습니다. 아들이 겪은 고생과 너무나 대비되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세상사에 빛과 그늘이 있기 마련인데 밝고 희망적인 면만 부각시킨 것은 아닌지, 젊은이들이 나중에 맛 볼 후회와 아픔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일본 취업, 직장 생활의 어려움을 과장해서 표현한 것으로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제 아들 개인의 모자람을 뻥튀기해서 마치 모두가 그런 것처럼 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일본계 인재 채용, 파견 회사의 최고 책임자로 한국에서 10여년 째 일하고 있는 전문가의 말을 들려 드리겠습니다.

 

꼼꼼히 오래 준비한 사람만이 뿌리 내려

“일본 취업이 쉬워 보여도 참 힘든 면이 많습니다. 입사가 결정됐다고 처음에는 환호해도 정작 일본으로 건너간 후 얼마 안 돼 포기하고 돌아오는 사람들이 수두룩합니다. 우선 1, 2년 내에 해결되기 어려운 언어 문제가 큰 장벽입니다. 일본 사회 특유의 폐쇄성 때문에 고독과 싸우다 지쳐 버리고, 외로워서 못 견디겠다며 보따리를 싸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엔화로 월급 받아 봤자 송금은 커녕 자신을 위한 저축도 안 되고 원화로 바꿔도 몇 푼 되지 않으니 금세 실망하는 사람들이 한 두 명이 아닙니다. 그래도 적응하고 뿌리를 내리는 사람은 언어를 오래도록 준비해서 능숙하게 구사하는 전문 기술 인력들입니다.”

장시간 지켜 본 결과 ‘언어’와 ‘전문 기술’, 이 두 가지로 무장한 젊은이만이 일본 땅에서 안착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짐작하셨나요?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의도를. 아니면 어느 정도 공감하고 계신가요?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대부분 장성한 자녀를 둔 부모의 입장이실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자녀들의 취업과 결혼 문제일 겁니다. 아들, 딸이 번듯한 직장에 자리 잡고 반듯한 배우자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바라는 그런 바람이지요.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우리 한국 땅에 펼쳐진 오늘의 현실은 어디 그런가요.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경제에 관한 한 어두운 소식 일색입니다. 성장 동력이 사라져가고 한국을 먹여 살리는 주력 산업들도 너나없이 비틀대고 있습니다. 일자리가 늘어나기는커녕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겠다며 문 닫는 기업들이 줄을 이으면서 청년 일자리는 씨가 말라가고 있습니다. 2015년 8월, 그러니까 작년 여름만 해도 8%였던 청년 실업률이 올 1월에는 9.5%까지 치솟았다니 너무도 개탄스럽고 원망스런 현실입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청년들의 해외 취업,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도전하는 일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장려하고 뒤를 밀어 주어야 마땅할 것입니다. 정부는 물론 경제 단체와 여러 기업들도 한국 청년 인재들의 해외 진출에 도움을 주기 위해 백방으로 애쓰고 있다니 다행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모든 일에는 빛과 그늘이 있기 마련입니다. 청년들이 너무 기대에 들뜨지 않도록 현실을 직시하고, 최대한 꼼꼼히 준비해서 자신의 꿈을 잘 이뤄내도록 우리 어른들이 정확한 나침반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제 한국 중년 세대의 노후는 재테크보다 ‘자(子)테크’, 다시 말해 자식들이 얼마나 홀로서기를 잘해서 부모에게 짐이 되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출처: https://www.junsungkinews.com/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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