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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성공 수기

미국간호사 취업 수기(2006.7.26)

anonymous 2007.05.16 00:00 조회 수 : 4554

미국 간호사로 취업한 권○○ 씨 
 
 주경야독 3년만의 결실 “못다한 공부 계속 하고파”


 여기는 미국 네바다 주에 위치한 해밀턴이라는 곳이다. 사막과 ‘도박과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가 있는 곳. 그러나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이런 상상과는 거리가 먼, 미국 중·서부의 전형적인 도시다. 

 지난해 6월, 나는 간호사 취업을 위해 태평양을 건너 미국으로 왔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살아온 27년을 통틀어 지난 9개월만큼 길고 외로웠던 시간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결국 나는 이겨냈고, 이제 며칠 후면 미국에서 간호사로 새로운 생활을 하게 된다. 

 60명 환자와 2명 간호사의 전쟁터 ‘한국’ 

 미국에서 간호사로 일하자 결심하고 공부를 시작한 것은 2002년 봄쯤이었다. 지방에서 간호전문대학을 졸업한 나는 운 좋게도 서울의 고려대 부속병원에서 간호사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시골의 부모님도 “좋은 데 취직했다”고 기뻐하셨고, 스스로도 그런 내가 대견했다. 병아리 간호사의 하루하루는 정신없이 흘러갔다. 2명1조로 근무하면서 평균 50~60명의 환자를 돌보는 일은 고도의 집중력과 체력을 필요로 했다. 나는 조금씩 지치기 시작했다. 간호사란 직업에 대한 보람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간호사를 의사 보조나 잔심부름꾼 정도로밖에 보지 않았다. 의욕과 피로, 보람과 좌절감 속에서 나는 사회생활 1년을 경험하고 나자 ‘뭔가 돌파구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무렵 ‘미국으로의 간호사 취업’이 눈에 띄었다. 


 당시 동료·선후배들 사이에는 4년제 간호대학 편입과 미국 간호사 시험 준비가 화제였다. 귀동냥으로 들어보니 미국 병원에서는 간호사 수요가 많이 부족해 다른 나라 간호사들을 수입하고 있는데, 간호사에 대한 처우나 위상이 전문 의료인으로 당당하게 대접받는다는 거였다. 미국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니 미국 간호사 자격을 취득하면 된다고 했다. 각 주 정부에서 자격시험을 실시하는데, 괌, 필리핀 등에서 아시아권 간호사를 대상으로 미국 간호사 자격시험을 실시하고 있었다. 


 급한 마음에 자격시험 준비 학원에 등록을 했다. 그런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여서 1년 동안은 거의 학원에 가지 못했다. 2002년 봄, 만반의 준비를 갖춘 뒤 학원에서 본격적인 자격시험 준비에 돌입했다. 실무나 이론 공부는 거의 할 것이 없었다. 한국 간호사들의 능력은 뛰어나 미국 자격 실무나 이론은 거의 배울 것이 없었다. 문제는 어학이었다. 중요한 의학 정보나 처치 내용,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자면 의사소통이 다른 어느 직업보다 중요한 것이 간호사이기 때문이다. 

 학원과 직장(병원) 생활을 병행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나는 스스로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현재의 어려움을 참아야 한다”고 주문을 넣었다. 근무가 있는 날이건 쉬는 날이건 학원과 병원을 하루도 빠짐없이 오가다 보니 1년이 훌쩍 지나 2003년 5월이 다가왔다. 

미국의 다른 주들에 비해 뉴욕 주에서 실시하는 시험이 비교적 쉽다는 정보를 듣고 뉴욕 주 간호사 면허시험에 응모했다. 일단 합격한 뒤 다른 주의 간호사로 갈 경우 변경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컴퓨터로 치러진 시험은 금세 합격·불합격 여부가 판정되는지 1주일 만에 합격 통지를 받았다. 기뻤다. 무엇보다 일과 공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도록 채찍질한 나 스스로가 대견했다. 취업을 알선해 주는 국내 에이전시와 계약도 맺었다. 
미국 취업의 꿈이 구체적으로 눈앞에 나타나자 설레는 만큼 고민도 시작되었다. 과연 내가 아는 사람도 없는 미국에서 홀로 잘 살 수 있을지 가끔은 나 자신도 회의가 들었다. 무엇보다 부모님이 어떻게 생각하실까 생각하자 걱정이 앞섰다. 하나밖에 없는 딸이 미국에 가서 직장생활을 하겠다고 말하면 놀라 넘어지실 것이 분명했다.

일주일 후면 ‘세인트로즈 도미니카병원 간호사’ 

 “남들 다 부러워하는 버젓한 직장도 있는데 왜 남의 나라 땅에 가서 고생을 하려고 하느냐”는 부모님께 “돈을 벌기보다 경험과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고 솔직히 말씀드렸다. 무엇보다 해외 경험과 함께 미국에서 전문적으로  전문적으로 간호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속내도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부모님은 걱정 가득한 눈빛이었지만 더 이상 반대는 하지 않으셨다.
이듬해인 2004년, 산업인력공단의 간호사 취업 연수생 모집에 응모, 합격했다. 3개월간 영어 프로그램 교육을 받으며 구체적으로 미국 취업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공단측이 주선해 미국 병원 관계자가 한국으로 와 취업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했다. 뽑힌 60명 가운데 내 이름도 들어 있었다.


 미국행이 바로 코앞에 와 있었다. 한 달 뒤인 2004년 6월, 나는 함께 선발된 6명의 간호사들과 미국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0시간가량의 비행 끝에 미국 땅을 밟고 서 있는 나를 발견했다. 미국에서의 간호사를 꿈을 꾼 지 2년 만에 밟은 미국 땅. 내 마음속엔 불안과 희망이 쉴 새 없이 교차했다.


 정식 취업 비자가 아닌 해외 연수 프로그램 형식으로 들어온 나와 일행은 현지 영어학원에 등록을 하고, 학원 근처에 홈스테이(민박)를 얻었다. 한국을 떠날 때 “길어야 4개월이면 취업 허가를 얻어 일을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동안은 영어 배우면서 수속을 밟으면 된다”고 들었다. 취업을 하려면 해당 병원은 물론 주 정부와 연방 이민국의 허가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시간이었다. 나를 비롯한 6명의 간호사들은 하루라도 빨리 취직이 정해져서 안정을 찾는 것이 급선무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상하게 시간이 지체되기 시작했다. 예정대로라면 취업 허가가 주어져야 하는데 속절없이 시간만 흘렀다. 결국 우리는 변호사를 선임해야 했고 예상보다 넉 달이나 늦은 2005년 1월, 취업해 일할 수 있는 허가증이 나왔다. 아는 사람 하나도 없는 남의 나라 땅, 오로지 함께 온 취업 지망생들만이 유일한 의지처인 상황에서 8개월의 기다림은 힘들었다. 내가 괜한 짓을 했다는 후회가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왔고, 부모님, 친구들, 동료들이 보고 싶어 한국행 비행기 티켓 예약 창구 앞을 서성거리기도 했다. 생각해 보면 전화, 인터넷이 없었으면 그 긴 시간을 어떻게 버텼을까 싶다. 


 네바다주 해밀턴시의 세인트로즈 도미니카병원. 일주일 뒤부터 이곳에서 나의 첫 직장생활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된다. 병원에는 28년 전, 나처럼 미국으로 간호사 취업을 온 한국 분이 한 명 있었다. 너무 반가웠고, 신기하기도 했다. 염치는 없지만 많은 면에서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다. 근무 조건은 하루 12시간 근무인데 1주일에 3일을 일한다. 담당 환자도 1인당 최대 6명이라니 한국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아직 임금을 받지는 못했는데, 총액은 한국보다 많은 반면 세금이 너무 많다. 나처럼 미혼인 사람은 무려 33%가 세금이다. 그래서 실제 받는 금액은 한국과 비슷할 것 같다. 

 2005년 영주권 취득이 목표 

 현재 나는 병원 근처에 원룸을 얻어 혼자 살고 있다. 월세가 770달러 정도 한다. 물가도 별로 비싼 편은 아닌 것 같고, 어디를 가든 한국 슈퍼마켓이 있다더니 실제로 여기에도 있다. 전에는 주로 식사를 사 먹었는데, 이젠 장을 봐와서 혼자 이것저것 요리를 해 먹는다. 물론 외롭지만 그래도 처음 3~4개월처럼 힘들진 않다. 친구들과 메신저로 채팅하고, 전화도 하다 보면 내가 혼자 미국에 살고 있다는 걸 잊을 수 있다. 


 올해 나의 목표는 영주권을 얻는 것이다. 취업 외국인은 영주권이 있어야 대학 진학이 가능하다. 그러려면 자격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말하기, 읽기, 쓰기 각 분야에서 고른 점수를 얻어야 한다. 문제는 시험 난이도인데 대학원 진학 평가 수준의 문제가 나온다고 한다. 사실, 병원 일에 대한 걱정보다 영주권 취득 시험 걱정이 더 많다. 


 영주권을 얻으면 어떻게 생각이 바뀔지 모르겠지만 나는 공부를 해서 간호학 분야 전문가가 되고 싶다. 4년제 정규 대학에 진학해 학위를 얻고 난 다음엔…. 그 다음 일은 그때 가서 생각하고 싶다. 어쨌든 나는 원하던 곳에 와 있고, 원하는 일을 하기 직전에 있으니까. 오늘도 나는 스스로에게 주문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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