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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성공 수기

국제기구 직원(UNHCR) 활동기

한보리 2012.05.25 00:00 조회 수 : 3478

 

[스크랩] 국제기구 직원 활동기 | UN/국제기구

Esther 2008.08.24 01:27
  
 
 

Hankyung

 

("경험담/체험기"에 올리려고 했으나 어려워서 "자유게시판"에 올립니다. 죄송하지만 운영자께서 옮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JPO 10기로 UNHCR/유엔난민기구 태국 현장 사무소에 근무중인 한보라입니다. 일주일간의 긴 출장 후에 카페에 들어와보니 유용한 정보들이 많더군요. 덕분에 저도 "필"을 받고 경험담을 올립니다.

JPO 지원 과정에 대해서는 예전에 올린바 있어서 이번에는 근무지에서 1년 5개월간 보고 느낀바에 대해서 쓰겠습니다.

저는 UNHCR에서 일하기 위해서 JPO에 지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원하는 기구가 확실한 상태에서 JPO에 지원했습니다. 난민보호와 난민들을 위한 영구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유엔난민기구는 제 마음과 머리가 끌리는 기구였습니다. 제네바 본부 인사담당자와의 전화 인터뷰 후 태국 현장 사무소에 지원해서 지난 2006년 12월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미얀마 군사정부의 박해로 태국으로 피난와서 10년, 길게는 20년 동안 미얀마-태국 국경지역에 거주한 12만 카렌, 카레니족을 지원하는 일이 현장 사무소의 임무입니다. (저희 사무소는 만명의 난민들이 살고있는 난민캠프 두 지역을 담당합니다.) 제 직함은 "associate field officer"인데 친척, 친구들이 "넌 도대체 어떤 일을 하는거야?"라고 물으면 저는 장황하게 난민정의, 난민기구, 카렌 난민촌, 그리고 제 일을 설명합니다. 간단하게 난민촌 관리, 지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최소한 제 주변 사람들이라도 난민에 대한 인식이 있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난민촌 내의 의식주, 교육, 의료등은 서방국가, 일본, 기독교 단체들이 NGO를 통해 지원하고, 난민촌 내에서 선출된 운영위원회가 자치를 합니다. UNHCR의 역할은 태국 정부와의 긴밀한 조율을 통한 난민 지위 보호, 인권보호, NGO협의등입니다. 예를 들어 불법으로 난민촌에 들어와서 거주하는 이들을 위해 태국 정부가 인정하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적절한 절차가 있어야만 그들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지위를 인정하는 제도를 개선함으로서 그나마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입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UNHCR도 구호품을 나눠주지만 태국처럼 장기적인 난민 상황 (protracted refugee situation)에서는 업무의 성격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비호국 국가이든, 언론이든, 기부금 국가이든 누구든 난민에 관심있거나 관여하는 모든이에게 UNHCR은 난민의 대변인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될까요?

20명 남짓의 저희 현장 사무소는 크게 community service, protection, resettlement 등으로 업무분장이 되어있지만 현장 사무소에서는 누구나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고 우리 소장은 말합니다. 소장 부재중에는 대행으로 업무를 총괄해야해서 덕분에 역량의 깊이는 몰라도 넓이는 보장합니다. 깊이는 본인 스스로 지침서, 참고서적등을 파기 나름입니다 - 주제가 아동보호이든, 대외관계이든, 선거관리이든, 난민 접수과정이든, 예산집행, 인력관리든 상관없이 말이죠. 이곳에 온지 얼마되지 않아 눈치 챈것은 아무도 제 손을 잡고 친절하게 업무 처리에 대해 가나다를 가르쳐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때는 "이 일에 내가 부적격자인가?" 생각했지만 동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저랑 마찬가지더군요. 무엇을 해야하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재빨리 파악하는 힘도 능력이죠.

예를 들어 저희 사무소 예산으로 난민촌내 초등학교 운동장에 놀이터를 만들었습니다. 수많은 전화, 회의, 사전답사와 시공과정을 나름 꼼꼼하게 챙겼죠. 흙이 경사진 곳에서 쌀포대를 깔고 미끄럼틀로 삼던 아이들이 앞다투어 완성된 시소와 그네를 타는 모습에 정말 뿌듯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몇몇 큰 아이들이 놀이기구의 나사를 훔쳐가는 바람에 결국은 학교 직원들, 아이들과 부모들, 아동보호 전문가와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했습니다. 사소해 보이는 놀이터라도 일차적인 재정적 지원, 지속적인 관리, 협력관계를 통해 유지되고 이 과정을 통해 청소년 비행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해 나가야 하는거죠.

마음이 구름을 탄 듯한 날, "빨리빨리" 안되서 답답한 날, 보고서에 허덕이는 날등 근무 기간 중의 여러 날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꼽으라면 작년 6월 20일 세계 난민의 날과 제3국으로 재정착한 난민 가족입니다. 난민의 날 행사의 일부인 포스터 그리기 대회 수상자 3명의 그림은 개성이 강했지만 한 눈에 난민의 삶과 UNHCR의 역할을 보여줬습니다. 어느 청년은 도화지를 3부분으로 나눠 카렌 난민의 일대기를 그렸습니다. 우선 미얀마에서 군사정권에 시달리던 때를 불과 채찍으로 나타냈고, 다음에는 이동의 자유가 제한되는 태국 난민촌에서 지원 받아 살아가야하는 갇힌 모습, 마지막에는 UNHCR의 도움을 통해 제3국으로 재정착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모습이였습니다. 두번째 그림은 일렬로 낭떠러지에 서있는 아주 작은, 표정없는 사람들이 UNHCR이라는 다리를 통해 제3국이라는 새로운 삶을 찾는 모습이였고, 세번째 그림은 난민들이 다시 고국인 미얀마로 돌아가 각자의 자리에서 일사불란하게 부서진 국가를 재건하는 모습이였습니다. 과거, 난민 생활의 고충, 제3국이라는 미지의 세계, 희망, 귀향의 꿈 . . . 이 모든것이 담겨져 있는 그림들 속에서 그나마 UNHCR이 도우미가 된다는 긍적적인 메세지를 보고 나름 감동했었고 보람도 느꼈습니다.

다음. 재정착 신청을 한 장애인이 거절당하고 저희와 함께 이의 신청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그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의 두 딸은 두가지 핸디캡을 타고 태어났다. 하나는 난민이라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장애인의 딸이라서 남들과 같은 혜택을 못누린다는 점이다. 내 자식들이 나 때문에 힘든 삶을 사는것을 원치 않는다. 제3국에서는 그나마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거라고 생각한다." 결국 이의 신청서는 수락됐고 그는 떠나기 일주일 전 저희 사무실에 와서 환하게 웃으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남겼다고 합니다. 새로운 곳에서 그 가족이 동화 같은 새 삶을 살기는 힘들겠지만 그토록 원하던 기회는 주어질 거라는 생각에 행복합니다.

물론 외부에서 지적하는 관료주의, 정치적인 면모들 무시 할 수 없고, 특히 난민기구는 난민발생 원인을 해결하기 보다는 수습한다는 면에서 소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위에 설명한 가족이 a drop in a bucket쯤 되지 않을까라는 회의가 들고, 요술방망이로 한 순간에 불의를 바로잡고, 공평하고 투명한 절차를 도입해서 권리를 보호하는 말도 안되는 꿈을 꿀때 제 동료가 일러준 말을 기억합니다. "네가 원하는 정책적인, 근본적인 변화는 우리 선을 넘었어. 대신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사람한테 우리 선에서 다하면 되는거야. 그 다음에 오는 난민한테는 우리 아닌 누군가가 또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할거야." 현실의 "제약" 속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직 많이 보이기에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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