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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성공 수기

세계를 무대로 꿈 펼치는 `국제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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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우(40)씨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중동·중앙아시아·동유럽 지역본부(이집트 카이로 소재)에서 지역 조정관으로 일했다. 그는 4년 전 아프가니스탄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장면을 생생히 기억한다.

탄알 자국이 무성한 건물, 질주하는 군용차량, 외국인이면 무조건 달려들어 손을 벌리는 코흘리개 소년들에서 천막을 치고 공부하는 어린 학생들까지. 순간 한국전이 벌어질 때 우리도 이랬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그래서 김씨는 지난해 4월 휴가 때 따로 시간을 내 미 뉴욕 컬럼비아대 도서관을 뒤져 낡은 보고서 한 편을 발견했다. '1950년대 한국 낙동강 주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구호사업 보고서'였다. 가슴 한구석 애잔함과 뿌듯함이 함께 밀려왔다. WFP는 식량원조와 재난 지역에 긴급 구호식량을 공급해 주는 일을 담당하는 유엔기구다.

지난해 10월 8일 파키스탄에서 강도 7.6의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지역 조정관이었던 김씨는 첫 두 달 동안 주말도 없이 하루 최소한의 수면만으로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

이재민들의 구호에 필요한 식량을 긴급히 확보하려면 어쩔 수 없다. "먹을 것을 갈구하는 이재민들의 손길을 생각하면 잠시도 쉬기 힘들었다. 인접국에서 황급히 확보한 비스킷이 공수돼 이재민들에게 가장 먼저 배급됐다는 소식에 짓눌렸던 가슴이 터지는 듯했다"며 당시의 벅찬 순간을 돌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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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우씨가 유엔기구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96년 대학원 졸업 후 외교통상부에서 한국 최초로 실시한 JPO(관계기사 **쪽) 선발시험을 통해서다. 사실 5명만 뽑은 그 시험에서 6등을 차지해 탈락했지만 "당시 한국 주재 유엔대표부 겸 유엔개발계획(UNDP) 사무소에서 나를 발탁해 비록 국내이긴 했어도 유엔기구에 첫발을 내디딘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그는 말했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막연하게나마 가졌던 세계인의 꿈이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김씨는 '국제 공무원'(international public servant)이다. 유엔이나 유엔 산하기관 등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유엔헌장 100조 규정에 따라 특정 국가를 대표하지 않고, 국제기구의 지시만 받으며, 오로지 자신이 속한 기구를 위해서만 일한다. 따라서 자국의 국익을 위해 일하는 외교관과 달리 국제사회의 공동선을 실현해야 하는 의무를 진다.

2006년 1월 현재 한국인은 유엔 등 39개 국제기구에서 240명이 근무한다. 구체적으로 전문가(P)급 이상 직원은 유엔사무국 40명, 유엔아동기금(UNICEF) 등 유엔 산하기구 22명, 국제노동기구(ILO) 등 유엔 전문기구 116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정부간 기구 62명이다. 꼼꼼히 들여다보면 유엔 등 국제기구 고위직에 진출했거나 현재 활동 중인 한국인은 꽤 있다. 이종욱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그중 한 명이었다.

의사 출신의 이 전 총장은 2003년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WHO의 최고 수장직에 올랐다. 그 외에도 외교통상부 국제경제담당 대사 출신의 김학수 박사는 2000년부터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ESCAP) 사무총장(유엔본부 사무차장급)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의 김두영 사무차장, 아시아유럽재단(ASEF)의 조원일 사무총장, 채이식 국제해사기구(IMO) 법률위원회 의장, 김재옥 국제표준화기구(ISO) 소비자정책위원회 의장 등도 있다. 한국인의 유엔 고위직 진출은 자연스레 하위직 진출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실제로 2000년 7월 김학수 박사가 ESCAP 사무총장으로 부임하면서 한국인 직원이 2명에서 9명으로 대폭 늘었다"고 김 총장의 자문관으로 일하는 김성인씨는 말했다. 9명 중 하동우 박사와 유자경 박사는 김 총장의 도움으로 승진해 지금은 각각 교통국과 정보통신국 과장으로 근무 중이다.

국제 공무원이 누리는 특권은 거의 외교관 수준이다. 예컨대 공적인 자격으로 행한 구두.서면진술과 일체의 행동엔 일종의 면책특권이 부여되며 유엔에서 받은 급료와 수당은 세금이 면제된다. 배우자와 부양가족에게도 어느 나라나 출입국을 제한하지 못하고 외국인 등록법을 적용하지 못한다. 국제 위기 발생 시엔 유엔 직원과 배우자.부양가족에게는 외교사절과 같은 수준의 귀국 편의가 제공된다.

대우도 후하다. 전문직(P급) 이상일 경우 급여체계는 기본급여와 '지역조정급'(post adjustment)에 각종 수당을 포함해 11만 달러(1억여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 5년만 근무하면 55세부터 연금을 받을 자격이 생기며 연봉은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매년 자동적으로 인상된다. 그뿐이 아니다. 1년만 근무해도 해마다 6주간의 휴가가 주어지며 2년마다 한 번씩 배우자와 피부양 자녀를 동반해 고국에 다녀오도록 항공권이 무료로 제공된다. 모두 최고 수준의 직원을 확보하려고 유엔의 전신인 국제연맹이 고민 끝에 정한 원칙[당시 급여위원장의 이름을 따 '노블메이어 원칙'(Nobleamaire Principle)이라고 부름] 덕분이다.

한국엔 국제기구 사무소가 일곱 군데나 있다. UNDP.UNHCR.WHO.국제통화기금(IMF).국제금융공사(IFC).국제이주기구(IOM) 사무소와 유엔공업개발기구-투자진흥사무소(UNIDO-IPS)다. 그러나 국제기구 본부는 한 군데도 없다. 태국은 ESCAP 본부를 포함해 국제기구 사무소가 26개나 있다. 유엔 분담금 2위인 일본엔 도쿄(東京)에 국제연합대학(UNU) 본부가 있다. 특히 일본은 21세기가 지적소유권을 둘러싼 국가갈등의 시대가 된다고 내다보고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사무총장 진출에 부심 중이다. 미 노던일리노이대에서 국제기구 전공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박재영 경상대 정치행정학부 교수는 "국제기구에 많은 한국인을 진출시키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어느 기구를 집중 공략할지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위크 9월 6일자)

강태욱 (tkang@joongang.co.kr)

■ 이름: 김세우(40)
■ 근무지: 태국 방콕
■ 직책: WFP 방콕 지역사무소 식량보급 조정관(전 중동.중앙아시아.동유럽 지역본부 근무)
■ 직급: P-2
■ 국제기구 진출 방식: 특별 채용
■ 해외파 여부: 국내파
■ 조언: "뜻있는 곳에 길이 있다. 본인이 원하는 분야에서 일정 수준의 학력과 경험을 갖추고 거기에 영어 구사력까지 뒷받침된다면 유엔에 진출할 기회는 많다. 하지만 진출 후 소속 기구에서 능력을 발전시켜 나가는 일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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