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기 펴낸 안주현씨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잖아요. 해외취업을 원하는 젊은이라면 일단 부딪쳐 보라 권하고 싶어요.”“서강대학교 영문과(99학번)를 졸업하고 첫 직장으로 독일계 IT회사를 다니다 2004년부터 국내 저작권 에이전시에서 일했어요. 책을 좋아하긴 했지만 출판 관련 일을 직업으로 삼을 줄은 예상 못 했죠.”
주로 해외저작권을 국내출판사에 중개하는 일을 하면서 3년 넘게 지내다 보니 ‘큰 물’에서 놀고 싶어지더란다. 2008년 초부터 미국과 영국의 출판사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업무상 연락을 취했던 편집자들과 국제도서전에서 인연을 맺은 에이전트들에게 무작정 e-이메일을 보내 도움을 요청했는데 의외로 자상한 답변을 받았죠.”
애초 미국 취업을 원했지만 취업비자를 받기 위해선 회사의 보증이 있어야 하는데 동양인에겐 그야말로 ‘바늘구멍’이라는 말에 영국으로 눈을 돌렸단다. “영국엔 ‘고급인력이민 프로그램(HSMP)’라 해서 일정 요건만 갖추면 취업이민이 가능한 제도가 있더라고요. 대행료가 아까워 직접 서류를 작성해 통과했죠.”
영어실력 등을 물어보니 토익이 960점, 비용은 80만원이 들었다고 들려준다.
지금 일하는 앰버사는 두 번째 직장인데 아주 만족한다고 했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해외출장을 가죠. 지금까지 60종 정도의 책을 수출했는데 이쪽 일은 아쉬운 소리를 할 일도 없고 해서 여성들에게 맞는 것 같아요. 들어갈 때도 좀 깎이긴 했지만 경력도 인정받았고….”
영국의 직장문화가 궁금했다.
“출퇴근 시간이나 휴일은 상사 눈치 볼일 없이 칼 같이 누리죠. 일 년에 4~5주 휴가가 있는데 안 쓰면 바보 취급을 받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상사에 관한 ‘뒷담화’나 사내정치는 우리와 비슷한 면이 있더라고요. 그래도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이 없으니까….”
그는 해외취업을 원하는 젊은이들에게 “영어실력보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외국기업에선 아시아권 업무를 맡을 가능성이 크니 일본어나 중국어 실력을 쌓아두면 유리할 것” 이라 조언했다.
자신의 취업성공기와 영국에서의 경험을 엮은 『나는 런던으로 출근한다』(에디션더블유)란 책을 내기도 한 그는 행복해 보였다.
글=김성희 기자·사진=김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