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성공 수기

평범한 직장인 국제기구 취업기

 

전산 개발자의 국제결제은행(BIS) 취업 과정

ByByeungchun.Aug 14. 2016

  저는 스위스 바젤에 소재한 국제결제은행(BIS;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에서 전산시스템 담당자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BIS는 전 세계 60여 개국 중앙은행을 회원사로 둔 국제 협의체로써 각 국가의 통화 정책과 금융안정 달성을 위한 국제적 공조 체계를 원활히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한국에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근무하다가 국제기구에 취업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경험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저는 BIS에 채용되기 전에는 한국에서 10년 동안 사기업과 공공기관에서 근무하였습니다. 2006년 대한항공에 전산직으로 채용이 되면서 항공기 운항 스케줄 시스템을 담당하였습니다. 그리고 2010년부터는 한국은행으로 이직하여 경제금융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을 담당하였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파트타임으로 학위 과정을 병행하였는데요. 2014년 여름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뒤돌아 보면 일련의 과정을 통해 진행된 듯 하지만 당시에는 마치 양옆을 가리고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제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남들은 안 하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전혀 확신이 없었습니다. 최근에서야 관련이 없었던 한알 한알의 구슬이 꿰여지는 기분이지만, 아직도 제가 하는 결정에 자신이 없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도 잘 모르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동일한 듯합니다.

 

2014년 여름 박사학위를 받고 나면서 '이젠 뭘 해야 하나' 고민이 될 무렵 BIS  홈페이지에서 채용공고를 보게 됩니다. 채용조건으로는

중앙은행 업무를 이해하고 있으며 경제금융 데이터를 처리해본 경험이 있어야 함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으며 리눅스 OS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함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함

  첫 번째와 두 번째 조건을 자신이 있었지만 영어는 37년을 한국에서만 살아온 저로써는 넘사벽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운이 좋게도 군생활을 미군들과 함께할 수 있었지만, 20대 초반 나태한 마음 가짐으로 인해 기회가 왔음에도 노력을 하지 않아 영어는 크게 늘지 않았습니다. 영어를 못한다는 핑계로 이렇게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습니다. 

  이력서(CV; Curriculum Vitae)와 자기소개서(Cover letter)를 작성하여 이메일로 보내고 2주 정도 기다리니 전화 인터뷰를 보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2주 동안 예상 문답을 정리하고 모의 인터뷰 연습을 열심히 하였지만, 30분 간의 인터뷰 동안 Yes/No 질문 말고는 제대로 된 대답을 전혀 하질 못했습니다. 스스로에게 위안을 삼으며 내가 왜 안되는지를 절실히 느끼게 해 준 좋은 경험을 했다고 위안을 삼았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후 BIS 담당 팀장으로부터 현지 인터뷰를 하고 싶다며 스위스 바젤로 초대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다시 한 번 예상 문답을 정리하고 바젤로 출발하였습니다. 인터뷰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하루 종일 진행되었습니다. 인사팀, 총무팀, 담당 팀장, 관련팀 팀장, 팀원 인터뷰가 40분 간격으로 쉼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심지어 점심시간 조차 밥을 먹으며 인터뷰를 하였는데요. 전화로 안 들린 영어가 만났다고 들리는 기적이(?) 나타나지 않더라고요. 여기까지 온 것도 정말 장하다는 생각과 기대를 접으려 하던 찰나, 프로그래밍 시험을 보는데 문제를 받아 든 순간 어둠을 뚫고 한줄기 서광이 비치는 느낌이었습니다. 담당자도 시험 결과를 보고 짐짓 놀란 표정이었고요.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평범한 일상이 시작되었길 한 달, BIS로부터 채용 통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합격 통지를 받았을 때의 기쁨이 채 가시질 않는데요. 2015년 6월부터 지금까지 1년 넘게 BIS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1년 동안 느꼈던 근무 경험에 대해서는 다른 글을 통해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채용 과정을 통해 느꼈던 점은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가 아니라 그들이 필요로 하는 지식

내가 지금 것 살아온 어떻게 살았는지 증명할 수 있는 경력

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경제금융 데이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전산처리 능력이 월등하다면 영어는 부수적인 것에 불과했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아직도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데 있어서는 동료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처리해주고 가끔씩 IT를 이용한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할 때는 오히려 동료들이 이를 활용하고자 제가 하는 말도 안 되는 broken English를 이해하려고 집중하는 모습을 볼 때도 있습니다. 

  또한 가지는 별다른 생각 없이 시작했던 박사과정이 인터뷰에서 그들의 관심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제 팀장이 최근에 저에게 "나는 네가 박사학위 과정과 직장생활과 병행했다는 것 자체가 치열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영어를 못했더라도 여기 와서 업무를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라고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요즘에 저도 가끔씩 채용과정에 참여할 기회가 있는데 전 세계에서 수백 통의 이력서가 도착합니다. 그 이력서를 하나하나 다 읽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남들과 뭔가 다른 점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구직자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큰 장점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했던 모든 시도들이 성공적으로 끝나지는 않았습니다. 대한항공에 다닐 때는 국제재무분석사(CFA; Chartered Finance Analyst)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어 1년 동안 학원을 다니며 공부했지만 실패한 경험, 대한항공을 그만둘 때 하고 싶었던 일은 바이오 인포매틱스 였습니다. IT를 이용해 신약개발, 질병 탐지, 의료기구 개발 등 이런 연구를 하고자 연구소에 취업하였지만 제가 생각하던 이상과는 다른 현실에 그만두었던 적도 있고요. 최근에는 뉴로사이언스(뇌과학)에 흥미가 생겨 측정 장비뿐만 아니라 개인 휴가를 내고 대학교 교수님을 찾아뵙고 연구를 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었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실패들로 인해 배웠던 경험은 앞으로 의사결정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근무한 지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요. 영어나 이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수준은 크게 낳아지지는 않았지만 심리적인 불안감은 서서히 잦아들고 생활이 안정된 느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출근길 기차(tram)에서 가끔씩 제가 서울에 있는 건지 스위스에 있는 건지 감이 없을 때, 회사 동료에게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한다거나 하는 걸 보면 말이에요. 문제는 이렇게 편안해지니 또 새로운 것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자꾸 생겨난다는 점이 고민거리가 되어가고 있네요. :)

 

BIS 본부, 바젤, 스위스
 
스위스 바젤에 위치한 국제결제은행(BIS)에서 IT전문가로 근무하고 있어요.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현상을 데이터로 풀어보려고 합니다.

 

출처: https://brunch.co.kr/@byeungchu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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