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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구 진출 꿈꾸는 여고생 워싱턴 남극정상회의 초대받아(출처:중앙 2009.11.30)

강헤란 기자 2009.11.30 00:00 조회 수 : 5164


국제기구 진출 꿈꾸는 여고생 워싱턴 ‘남극정상회의’ 초대받아
국제 과학에세이 쓰기 대회 입상한 김재희양
[중앙일보]2009.11.30 02:27 입력 / 2009.11.30 03:31 수정
18세 한국 여고생이 남극조약 서명 50주년을 기념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세계 극지과학자들의 ‘남극정상회의’에 초청됐다. 국제 규모 과학에세이 대회에서 3위에 입상한 영문 에세이도 직접 발표한다.

주인공은 민족사관고 2학년 김재희(18·사진)양. 김 양은 올해 3월 청소년 극지과학연맹(APECS: The Association of Polar Early Career Scientists)가 주관한 ‘국제 극지과학정책 에세이 대회’에서 미국 MIT 대학원생과 호주 법대생의 뒤를 이어 3위에 입상했다. 남극조약 50주년 기념행사로 열린 이 대회의 1~3위 입상자는 30일부터 12월3일까지 워싱턴DC의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에서 열리는 ‘남극정상회의’에 참석자격을 얻었다.

김 양은 30일(현지시간) 첫날 콘퍼런스에서 ‘남극조약의 도전과제와 정책 대안’을 주제로 한 에세이를 발표한다. 알베르 2세 모나코 대공과 하워드 버먼 미 하원 외무위원장, 웨인 클라우 스미소니언 자연박물관장 등 세계 정관계 인사와 정상급 과학자들이 김 양의 에세이를 경청하게 된다.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공모한 대회에서 김 양은 원어민 못지 않은 유려한 글 솜씨와 남극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으로 “아시아인이란 게 믿기지 않는다”는 평가 속에 3위를 했다. 평소 UNEP본부(UN 산하 환경종합조정기관)가 발행하는 계간 환경잡지 『TUNZA』한국어판에 번역 자원봉사를 하며 영문 글쓰기를 생활화한 덕분이다.

28일 출국에 앞서 만난 김 양은 “학교 선생님이 대회를 소개해줘서 혹시나 하고 응해봤는데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에세이를 쓰면서 남극 자원을 인류가 공동 개발하는 문제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김 양의 콘퍼런스 참석은 불투명했다. 주최 측은 에세이 대회 1위에게만 참석 경비를 제공하고, 2·3위에겐 초청장만 발급했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한국극지연구진흥회(회장 윤석순)가 “어린 나이에 남극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인의 위상을 높인 게 기특하다”며 김 양의 미국 항공료와 체재비 일체를 장학금 명목으로 지원했다. 김 양은 “대학에서 철학·외교 등을 공부해 유엔본부 등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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