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에
환상만 갖고 달려들어선 안돼요. 분명 장점도 있지만 문화적 차이, 철저한 실적주의 등 피곤한 일도 많죠."
2001년부터 미국 뉴욕 IBM
본사에서 일하고 있는
김용국 씨(37)는 해외취업의 성패는 능력에 맞는 입사 목표와 실력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김씨는
단국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국내파로 그가 이른 시기에 해외취업에 눈을 돌린 것은 한국의 기업문화
때문이었다.
그는 "당시 공대생들은 취업시장에서 인기가 높아 여러 대기업에서 입사 제의를 받았다"면서 "하지만 한국 회사는 학연,
지연에다 승진하는 데 실력 외의 변수가 많아 흥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졸업을 앞둔 김씨는 외국 유수의 정보통신(IT) 회사 취업목표를
세웠고 뉴욕
폴리텍대학에서 컴퓨터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국내 대학 간판으로는 미국 명문 IT회사 입사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판단했고, 먼저 실력을 키우고자 미국 대학원에 갔던 것"이라며 "하지만 미국 졸업장을 들고 국내에 돌아오는 것은 꿈도 꾸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IBM 입사 후 처음에는 엔지니어로서 기술개발 분야에서 일했다. 하지만 5년여가 지나자 새로운 업무에 도전하고
싶었고 기술영업직을 선택했다. 공식 직책은 '테크니컬 컨설턴트'로 김씨는 뉴욕 월가에서
모건스탠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IBM 본사에서 기술영업 쪽은 한국인으로는 김씨가 유일하다. 그가 하는
일은 모건스탠리 등과 만나 수시로 원하는 대용량 컴퓨터 구매를 기술적으로 자문해주는 일이다.
하지만 그에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 회사들은 성과 압박이 심하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에서는 직원들의 의사결정권한은 크지만 책임도 동시에 수반된다"면서
"당장 내일이라도 구조조정이 될 수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도 청년실업이 문제라서
외국인 채용문은 보다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외국인이 미국에 와서 자기들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는 시각이 예전보다 많아졌다"며 "결국
해외취업을 하려면 기본실력에다 현지인보다 나은 강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