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기구에서 일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세계인과 부딪치면서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기구는 취업경쟁률이 수백대 1에 달할 정도로 벽이 높다.

대표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국제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정보통신 전시관 `ICT 디스커버리(Discovery)'의 총책임자로 일하고 있는 최지영씨에게 이메일을 통해 정보통신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보람, 국제기구의 문을 두드리는 방법, 그리고 내년 10월 한국에서는 처음 열리는 ITU 전권회의의 의미를 물어봤다.

최지영씨는 2008년 ITU와 인연을 맺었다.

4년간 국내 인터넷 기업에서 근무하면서 인터넷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목격하고 세계를 무대로 ICT를 활용한 개발분야에 몸담기 위해 2007년 제네바대학에 유학을 왔고, 이듬해 ITU에서 인턴생활을 시작해 계약직을 거쳐 2011년 정식 직원이 됐다.

현재 ITU에는 최지영씨를 포함해 8명의 한국인이 일하고 있다.

ITU의 홍보ㆍ마케팅ㆍ대외협력 부서에 소속된 최지영씨는 현재 스위스 제네바 ITU 본부에 위치한 ICT 디스커버리의 총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ICT 디스커버리는 정보통신의 역사와 현재, 미래상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ICT 전시관이다.

최지영씨는 ITU에서 일하면서 얻은 소득으로 각 국 정부, 글로벌 통신사들과 일하면서 전 세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 다양한 계층과 분야의 전문가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업무와 활동의 스케일이 커졌다는 점을 꼽았다.

최지영씨는 ITU와 같은 국제기구에서 성공하기 위해 "전문성을 키우고 외국어 소통 능력이 균형을 갖춰야 하는데, 유창한 언어 구사능력보다는 요점을 파악하고 핵심 메시지를 던지는 능력이 더 중요하고,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협업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갖추는 것도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최지영씨는 또 국제기구 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국제기구는 특정 분야 경력자를 우선시하고 있고, 100~200대 1의 높은 경쟁률 때문에 다소 장기간의 플랜을 갖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며 "해외에서 공부하면서 국제기구 인턴경험까지 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지영씨의 꿈은 ICT 교육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다.

최지영씨는 "다음 세대를 위한 ICT 교육과 함께 교육기회가 충분하지 못한 개발도상국의 청소년과 학생들에게 ICT를 통한 교육을 제공해 각자 속한 국가와 커뮤니티에 기여하고 사회 전반의 발전을 추구하는 인재로 키워나가는 일에 남은 인생을 걸겠다"고 말했다.

최지영씨는 내년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ITU 전권회의에 대해 "세계가 함께 해결해야 할 글로벌 ICT 정책과 관련해 향후 4년 간 어떤 활동을 해야 할 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가 한국에서 열리는 게 자랑스럽고 뿌듯하다"며 "많은 한국인이 글로벌 ICT 정책과 ITU의 활동에 관심을 갖고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한국의 선진 ICT 기술과 정책이 개도국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동식기자